Home 심리학정보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의 이해 정신분열증
S군은 군복무를 마치고 학교에 복학하였다. 대학생활이 재미없고 공부도 잘 되지 않던 도중, S 군은 이상한 체험을 하기 시작했다. 정기적으로 오던 버스는 자신이 기다릴 때면 유난히 오랫동안 오지 않았고, 이 때문에 강의시간에 늦게 되면 평소에 출석을 부르지 않던 교수가 그 때마다 출석을 부르는 것이었다. 한 번은 과방에서 학생들이 깔깔대며 웃는 소리를 듣고 마치 자신을 조롱하는 것으로 느껴져 불쾌하였다. 이런 일이 여러번 발생하자 S군은 이것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자신을 괴롭히기 위해 꾸민 일이라는 의심이 들었다. 이러한 의심이 강해지자 마치 자신을 감시하는 것과 같은 낯선 사람들이 보였으며, 종종 길거리에서 “죄 지은 것 알지?”, “죽어라 죽어!”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큰 업적을 남긴 천재들 중에는 정신분열적 증상을 지녔던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Newton, Wittgenstein, Nash, Uspenskij, Gogh 등이 지녔던 자유로운 공상에의 몰두와 기상천외한 발상은 이들에게 독자적인 창의성을 부여하였습니다.

그러나 정신분열증(schizophrenia)은 망상, 환각, 혼란스런 사고와 언어를 비롯한 여러 부적응적 증상들을 나타나는 매우 심각한 심리 장애입니다. 망상이란 자신과 세상에 대한 잘못된 강한 믿음입니다. 이는 외부 세계에 대한 잘못된 추론에 근거한 그릇된 신념으로, 분명한 반증에도 불구하고 견고하게 지속되는 신념입니다. 환각이란 현저하게 왜곡된 비현실적인 지각을 의미합니다. 외부 자극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저하게 왜곡된 지각을 하는 경우에 환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신분열증 상태에서는 비현실적인 지각과 생각을 하게 되고 혼란스러운 심리 상태에 빠져들게 됩니다. 따라서 비논리적이고 지리멸렬한 혼란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정신분열증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또한 정신분열증을 지닌 사람들은 와해된 행동과 긴장성 운동 행동을 나타냅니다. 기대되는 목표지향적 행동을 하지 못하고 상황에 부적절하게 엉뚱하거나 부적응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와해된 행동이라 하며, 긴장성 운동 행동은 부적절하거나 기괴한 자세로 꼼짝하지 않고 있는 모습을 말합니다. 이들은 정서적으로 무감각하거나 무표정한 상태를 보이는 정서적 둔마, 말이 없어지거나 공허한 말만을 하는 무언어증, 아무런 목표지향적 행동도 하지 않고 사회적 활동에도 무관심한 채로 시간을 보내는 무욕증을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신분열증의 평생유병율이 0.4%정도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 정신분열증의 연간 발병률은 10,000분의 1정도로서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4,000명 정도의 새로운 정신분열증 환자가 발생하는 셈이지요. 정신분열증은 흔히 1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에 발병하며 청소년기 이전에 발병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신분열증에는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계연구에 따르면 정신분열증 환자의 부모나 형제자매는 일반인의 10배, 정신분열증 환자의 자녀는 일반인의 15배까지 정신분열증에 걸리는 비율이 높습니다. 또한 뇌의 구조적 이상이나 기능적 이상이 정신분열증의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정신분열증을 지닌 사람은 뇌실의 크기가 크고 뇌 피질의 양이 적으며 전두엽, 변연계, 기저 신경절, 시상, 뇌간, 소뇌에서 이상을 나타낸다는 다양한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정신분열증이 있는 경우 전두엽 피질의 신진대사가 저하되어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정신분열증 환자의 뇌가 주변 환경에 빠르고 효율적으로 반응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정신분열증 환자는 뇌반구의 비대칭성을 보이며 좌반구에서 과도한 활동이 나타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신분열증에 영향을 주는 신경전달물질로 dopamine 과 serotonin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 두 가지 신경전달물질의 수준이 높으면 정신분열증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세로토닌-도파민 가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지적 입장을 지닌 학자들은 정신분열증이 기본적으로 사고장애이며, 사고장애는 주의 기능의 손상에 기인한다고 주장합니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장애의 초기 단계에서 주의집중의 곤란과 시공간 지각의 변화를 호소하며 심리적인 혼란을 경험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심리적 혼란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망상을 발달시키거나 외부 자극에 대해 무감각한 태도를 취하며 사회적 관계를 회피하고 고립된 생활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유전적이고 뇌신경학적인 생물학적 소인과 개인의 특질 혹은 부모의 양육방식 등의 심리사회적 요인이 정신분열증에 취약하게 하는 요인이며,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발생할 경우 정신분열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정신분열증의 완화를 위해서는 항정신병 약물이 흔히 처방됩니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의 근본적 치료와 사회적 재적응을 위해서는 심리치료가 필수적입니다. 정신분열증의 심리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미있는 관계형성’이며 이러한 관계 속에서 갈등과 불안을 방어하는 자아의 방어기능을 강화하고 자아경계를 강화하며 치료자와의 건강한 관계 속에서 진정한 대상관계를 재경험하도록 합니다. 이들이 사회적 적응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사회적 기술이 부족하여 타인에게 혐오적 인상을 주고 타인에게서 거부당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회적 기술훈련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 대처하는 기술을 습득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불안을 극복하면서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집단치료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집단치료를 통해 동료로부터 지지를 받는 동시에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술을 익히게 되는 것입니다.

더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서는 다음문헌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정신분열증(원호택, 이훈진, 2000), 사례로 읽는 임상심리학(김중술, 이한주, 한수정, 2003), 현대 이상 심리학(권석만, 2003), 정신분열병을 이겨낸 사람들(권영탁, 1993), 정신분열병을 극복하는 법(김철권, 변원탄, 1995), 정신분열증 소녀의 수기(은홍배, 정애자 공역, 1994), 좌절과 희망: 정신분열증 환자의 가족들을 위하여(천주교 성요한 생활관 편, 1989)